메뉴 건너뛰기

소닉코리아 마스터링 엔지니어 최효영 실장 대담


오디오애호가라면 “음반작업을 하는 스튜디오에서는 어떤 소리가 나올까?” 하는 궁금증이 있으실 겁니다. 더 나아가 진지한 오디오애호가라면 “아티스트는 어떤 음을 듣고 최종 OK를 한 것일까?”, “아티스트가 최종 OK 사인을 내린 음은 과연 어떤 소리일까?” 하는 호기심이 생길 법합니다.
거기에 대한 동경으로 모니터링용 장비를 음악감상용으로 사용하는 분들도 있고, 오디오 제작사도 오디오애호가들의 이러한 동경을 마케팅에 활용하고자 자사 제품이 스튜디오에서 사용되는 경우를 적극 홍보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동경과 호기심을 다소나마 해소해 보고자 소노리스는 국내 최대 규모의 전문 마스터링 스튜디오인 소닉코리아의 마스터링 엔지니어 최효영 실장님과 대담을 나누었습니다.



전 :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마스터링을 모르는 분들을 위해 마스터링이 무엇인지 간단히 설명을 부탁합니다.

최 : 마스터링이란 premastering이라고도 하는데, 공장에서 대량으로 생산하기 이전에 마지막으로 행해지는 매우 음악적이고도 창조적인 작업입니다. 녹음과 믹싱이 끝난 음원을 받아서 각각의 곡으로서는 그 곡이 더욱 음악적이고 표현력 있게, 음향적으로는 주파수적 왜곡이나 쏠림이 없도록, 한 앨범으로서는 전곡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도록 하는 최종 보정 작업이며, 이 단계에서 곡간 편집, 노이즈 제거 등의 작업이 이루어집니다.



전 : 이 쪽 업계에 입문하게 된 계기를 알고 싶습니다.

최 : 어렸을 때 12년간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공부했습니다. 대학 때는 아마츄어 오케스트라, 밴드, 풍물패 등 음악과 관련된 서클 활동을 많이 했습니다. 전공은 사학이었습니다만… (웃음)
좋아하는 음악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었는데, 공연을 하면서 음악이 표현 되어지는 사운드 자체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대학 4학년 때 조금은 늦게 엔지니어 공부를 시작했는데, 대학 졸업과 동시에 지금 일하는 소닉코리아에 들어오게 되었습니다. 벌써 10년이나 되었네요…




전 : 절대음감이 작업하시는데 도움이 되겠군요. 마스터링 엔지니어가 되려면 어떠한 자질을 갖추어야 합니까?

최 : 결국은 음악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음악에 대한 이해가 중요합니다. 더불어 그 음악을 만드는 사람들과의 커뮤니케이션도 중요하구요. 사람과 음악을 이해하고 이 음악을 듣게 되는 청취자의 입장도 생각하게 됩니다. 음악이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그 이후에 그것을 잘 표현하기 위해서 기술적인 것들, 주파수를 이해하는 절대 음감 등이 필요한데, 제일 중요한 것은 음악을 이해하고 표현하고자 하는 마인드라 생각합니다. 음악의 표정을 이해하고 나무를 보는 것과 동시에 숲을 보는 것도 중요하구요.


전: 잘된 마스터링이란 어떤 상태를 말하는 것입니까?

최: 음향적으로 주파수가 플랫하며 악기간 음색, 음량 밸런스가 조화로우며, 에너지와 명료함, 입체감, 정위감 등이 잘 살아있는 사운드라 생각됩니다.


 


전 : 음반 제작 전체 과정 중에서 마스터링 엔지니어의 역할은 무엇입니까?

최 : 일단 믹싱단계에서 믹싱 엔지니어와 프로듀서 제작자 등이 OK 한 것을 마스터링 엔지니어가 조금은 더 객관적이고 좋은 모니터링 시스템에서 마지막으로 확인과 보정을 하는 것입니다. 매일, 매일 시장에 나가게 되는 다양한 음악을 한 장소에서 듣다 보면 사운드가 어떻게 나와야 하는지에 대한 객관적인 기준이 생깁니다. 어떤 음량과 음색이 필요한지, 시장에 나갔을 때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전체 볼륨도 신경씁니다. 사람이 하는 작업이라 주관적인 것이 배제 될 수는 없겠지만, 물건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다루는 음악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객관성과 주관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전 : 작업 과정에서 중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입니까?

최 : 그 곡이 ‘이렇다’고 할만한 이미지를 잘 표현하는 것… 작업 중에 주관이 다소 들어가겠지만, 가능한 편곡자의 의도, 믹싱 엔지니어의 의도를 잘 이해하여 표현하려고 합니다. 보컬은 적당한 위치에 악기들과의 밸런스가 좋은지, 각 악기의 음색과 음량이 곡의 분위기를 잘 표현해주는지를 중점적으로 듣고 마스킹되는 주파수를 찾아서 명료하게 합니다. 에어감, 실재감이 충분히 있는지, 저음의 에너지감은 적당한지도 파악합니다. 예전에는 스테이지가 넓을수록 좋은 줄 알았고, 작업도 그런 쪽으로 하기도 했으나, 요즘은 실제적인 밸런스와 내츄럴함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전 : 최근 오디오애호가들의 재생음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최 : 아무래도 클래식과 재즈를 많이 애호하시는 걸로 압니다. 그래서 현장감 나는 소리, 무대가 눈앞에 펼쳐지면서 명료하고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음을 추구하는 걸로 이해됩니다. 사운드도 일종의 개인적인 기호이기 때문에 사람마다 만족도가 다르고 기준이 바뀌기도 하겠죠. 그렇기 때문에 시스템이 좀 화려하게 표현 되도 좋을 것이고 하이는 빠져도 묵직한 쪽으로 감상할 수 도 있겠지요. 취미로 장비를 바꿔가며 감상 할 수 있다는 것이 부럽습니다~. 그러나 프로페셔널에서는 보다 객관적이고 사실적이어야만 원하는 음색을 만들고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중립적인 소리를 추구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해상도 향상을 잘못 이해하여 추구하다 보면 미들 주파수가 뒤로 빠지는 경우가 있는 듯합니다. 음악, 악기들의 근음은 중음에 있습니다. 그것이 기본적으로 충실한 후에 배음들이 붙어줘야 자연스럽습니다. 미들이 적어서(혹은 줄어서) 고역과 저역이 강하여 화려하게 들리는 경우, 재생 대역폭이 넓어진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기 쉽습니다. 멀리서도 우리가 음악을 듣고 이해할 수 있는 이유는 중음 때문입니다. 저도 그런 실수를 많이 했는데 요즘은 원래 악기 톤에 대해 많이 생각해 봅니다.



전 : 과거와 현재의 작업환경 변화상을 알고 싶습니다.

최 : 예전에는 아날로그 멀티 녹음이 많아서 음질이 따뜻하고 풍부하고 힘이 있었는데,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하드 디스크에 녹음을 하고, 마스터도 그렇게 카피하다 보니까 소리들이 얇고 위상감이 좋지 않습니다. 그것을 좋게 만드려니 시간도 오래 걸리고 점점 쉽지 않은 작업입니다.





전 : 그간 기술이 발전해서 작업이 더 편해졌을 것 같은데 의외입니다. 그런데 아날로그 녹음이 디지털 녹음보다 음질이 더 좋은가요?

최 : 관리가 잘 된 아날로그 멀티 테이프에 녹음한 것이 디지털 녹음보다 훨씬 따뜻하고 실제감, 양감, 에너지감이 있습니다. 다만 노이즈의 문제나 사용의 불편함, 경제적인 비용 문제 등으로 디지털 녹음이 대세가 되었습니다.



전 : 케이블을 선택하는 기준을 알고 싶습니다.

최 : 왜곡되지 않는 것이 우선인데, 평탄한 주파수 특성을 봅니다. 이외에 좀 더 배음들이 잘 들린다던지 정위감이 좋아진다던지 하는 부분을 듣습니다. 배음들이 잘 나오면 음악의 생동감이 살아납니다.




전 : 마스터링 엔지니어로서 오디오 액세서리, 케이블 매칭에 대한 생각은 어떻습니까?

최 : 오디오 기기 매칭, 액세서리, 케이블 매칭, 전원장치… 이런 것도 중요하지만, 음악적인 마인드가 더 중요합니다. 기기는 어느 정도 기본이 되면 기기조작, 즉 사람이 중요합니다. (엔지니어의 역량, 실력)



전 : 직업에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입니까?

최 : 사운드를 잘 만든 앨범이 좋은 평가를 받고, 물론 상업적으로도 많이 팔리면 좋습니다. 영원히, 일지는 모르지만 세상에 내가 창작한 것들이 남아 있는다는 것이 묘한 기분입니다. 예전에 한대수씨의 ‘고무신’ 앨범을 복각한 적이 있는데, 군사정권 시절 앨범 전체가 금지곡으로 지정되어 원본 마스터 테이프가 다 소각이 되었습니다. LP 여러 장을 구해서 상태 좋은 부분만 발췌 하여 1달간 스크래치, 클릭, 크랙클 등을 제거하고 요즘 사운드들과 비교해서도 들을 수 있도록 마스터링 작업을 했습니다. 새롭게 세상에 나오게 된 그 앨범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후기 : 모 영화감독님이 프로와 아마의 차이에 대해 이런 말씀을 했습니다.
“아마츄어는 자기만 즐거우면 된다, 그러나 프로는 자기는 고생스럽지만 여러 사람을 즐겁게 한다.”
최근에 구입한 자우림 3집이 마음에 들었는데 마스터링 담당이 최실장님이었습니다. 저는 즐겁게 감상만 하면 되는 음반이지만, 그 이면에는 혹독한 과정을 거친다는 것을 이번 대담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이런 노고가 담긴 음반을 더 좋은 음질로 들어 주는 것이 오디오파일로서 음반 제작에 관여된 분들에 대한 도리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끝으로 취재에 협조해 주신 소닉코리아 최실장님과 어시스턴트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하이엔드오디오의 새로운 이름 
  http://www.sonoris.co.kr
  문의 : 02) 514-3223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