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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펌] [과학이슈] 서울에 들어설 세계 최대 수소연료전지발전소

Author
장호준
Date
2008-12-28 18:50
Views
2009

[과학이슈] 서울에 들어설 세계 최대 수소연료전지발전소

화석연료서 뽑아낸 수소를 산소와 결합
친환경 에너지… 8500가구 전력 해결








서울에 세계 최대 규모의 수소연료전지 발전소가 들어선다. 지난 12월 7일 서울시는 노원구 상계동과 양천구 목동의 열병합
발전소에 수소연료전지 발전소가 들어선다고 발표했다. 2.8㎿, 2.4㎿ 규모의 수소연료전지 발전소를 2010년 3월까지
건립한다는 것. 노원·목동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용량 5.2㎿는 서울시내 가구당 월평균 전기 사용량을 400㎾h로 계산할 경우,
약 8500가구가 쓸 전기를 생산하는 양이다. 지금까지 세계에서 가장 큰 수소연료전지 발전소는 포항산업과학연구원이 포항에서
운영하는 2.4㎿ 규모였다. 해외에서는 미국 예일대와 뉴욕 쉐라톤 호텔(250㎾), 샌디에이고 쉐라톤 호텔(1㎿) 등에서
가동되고 있는 정도다. 서울시는 또 2015년까지 강서구 마곡지구에도 10㎿(최대 20㎿) 규모의 수소연료전지 발전소를 설치하고
아울러 월드컵공원 일대를 신재생에너지 단지로 조성할 계획이다. 우선 2009년 말까지 50억원을 들여 월드컵공원 내
마포자원회수시설 남쪽 부지에 ‘수소스테이션’을 세울 계획이다. 특히 이 시설에는 세계 최초로 매립가스에서 수소를 추출하는 방식을
적용한다. 수소스테이션에서 생산되는 수소는 미래형 친환경 차량인 수소연료전지 차량에 공급할 예정이어서 수소연료전지로 달리는
셔틀버스를 곧 보게 될 전망이다.


수소연료전지의 장점
화력발전에 비해 효율 높고 설치 면적 적어
이산화탄소 배출도 화력의 절반밖에 안돼



흔히 발전소라고 하면 대규모 공장지대에서 매연을 뿜으며 밀집해 있는 시설물들을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수소연료전지 발전은 전력
1㎿당 차지하는 연료전지 설치 면적이 다른 에너지 생산 시설에 비해 적은 120㎡에 불과해 서울과 같은 대도시에 적합하다.
태양광발전의 경우 1㎿의 전력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1만5000㎡의 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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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소연료전지발전소 조감도




물에 전기를 가하면 수소와 산소로 분해된다. 그래서 수소를 제조할 때 일반적으로 물을 전기분해해서 얻는다. 그런데 수소연료전지
발전은 물을 전기분해하는 방식을 역(逆)이용해 수소와 산소를 반응시켜 전기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수소와 산소를 결합시키면 물이
만들어지면서 ‘전기’와 ‘열’이 발생하는 원리를 이용하는 것이다(2H2·수소+O2·산소= 2H2O·물+직류전기). 현재 수소의
이용기술 중 가장 현실적이고 유망한 분야로 꼽힌다.


수소연료전지 발전에 필요한 수소는 기존의 석유나 가스 등의 에너지원으로부터 얻는다.  석유나 가스 등의 에너지원에서 추출한
수소를 공기 중의 산소와 반응시켜 열과 전기를 얻는 방식이다. 천연가스나 석탄, 석유 등의 화석연료는 탄화수소가 주성분이다.
수소는 그 자체보다는 주로 물이나 기타 유기물 분자의 구성 성분으로 지구에 존재한다. 대략 지구 지표면의 70% 이상이 수소를
포함한 물질로 구성돼 있다고 알려져 있다.


기존의 화력발전 기술은 석탄이나 석유 등의 연료를 연소시키고, 이를 이용해 증기를 발생시키며, 발생된 증기로 증기터빈을
회전시키고, 여기에 연결된 발전기를 회전시켜 전기를 얻는다. 따라서 복잡한 다단계의 공정을 필요로 한다. 그러나 수소연료전지는
석유·석탄 같은 화석연료를 연소시켜 발전기를 돌리지 않더라도 전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 전지가 연소에너지를 열로 바꾸지 않고
화학반응에 의해 직접 전기에너지로 바꿔주기 때문이다.


수소연료전지는 간단히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다. 수소가 들어가는 양극판(Anode)과 공기가 들어가는 음극판(Cathode),
그리고 그 두 판 사이를 채우는 전해질이다. 재료만 다를 뿐 보통의 전지 구조와 흡사하다. 양극(판)에선 수소가 이온화되며
전자를 내놓는다. 이 전자는 중간의 전해질을 통해 음극으로 이동하고 그곳에서 공기와 반응해 물을 만든다. 전자가 이동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얻고자 하는 전기에너지가 발생한다. 수소와 공기가 반응해 물이 생성되는 이 반응은 발열(發熱) 반응이어서 열과
물을 ‘덤’으로 얻을 수 있다.


어떻게 쓰이고 있나
미국은 50년 전, 일본은 30년 전부터 본격 개발
우주선의 전기 및 식수원… 아폴로11호부터 사용



수소연료전지 발전은 열효율이 높다. 화석연료를 태워 물을 끓이고 그 수증기를 이용해 터빈을 돌려 전기를 생산하는 지금의 방식은
화학에너지가 열에너지, 운동에너지를 거쳐 전기에너지로 변환되므로 에너지 효율이 낮다. 그에 비해 수소연료전지는 단 한 번의
반응식으로 화학에너지를 직접 전기에너지로 전환하여 전기를 생산하기 때문에 효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화력발전에 비해 적은
열에너지를 사용하면서도 상대적으로 많은 전기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화력발전소의 열효율은 보통 35~40%지만 연료전지는 50%
정도다. 수소를 뽑아내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양도 화력발전의 절반 수준이다.


수소연료전지는 1839년 영국의 과학자 그로브(W.R.Grove)가 발명했고 1952년 베이컨(F.T.Bacon)이 이보다 약간
개선된 베이컨전지를 개발해 특허를 얻었다. 미국에서는 이 특허를 더욱 개량해 1969년 아폴로11호에 탑재함으로써 연료전지는
일약 유명해졌다. 이후 현재까지 우주선에선 수소연료전지를 이용해 전기에너지뿐 아니라 식수와 온수를 얻어 사용하고 있다. 미국은
1960년대, 일본은 1980년대 초부터 본격적인 개발에 착수했고 현재 이들 두 나라가 연료전지 개발을 선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88년부터 본격적으로 수소연료전지 기술개발을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연료전지가 국산화되지 않은 데다 생산
단가가 높다는 점이 한계로 꼽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료전지 발전기술은 가장 확실한 차세대 발전기술이 되리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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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연료전지 발전은 원료와 산출물이 친환경적이라는 데 가장 큰 이점이 있다. 화력발전과 달리 연소 과정이나 터빈 등의 구동장치가
전혀 필요 없어 질산화물이나 황산화물 같은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아 ‘무공해 발전’의 모델로 꼽힌다. 하지만 자연환경에
수소가 그 자체로 존재하진 않기 때문에 순수한 수소분자를 얻기 위해 탄소와 수소의 화합물인 화석연료를 분해해 수소를 생산해야
한다. 이 때문에 지금의 수소연료전지는 100% 친환경적이라고 말할 수 없다. 진정한 수소 생산은 물에서 수소를 끌어내는
것이다. 현재 그 기술이 연구되고 있고 그렇게 되면 화석연료를 통하지 않고도 수소를 무한대로 얻을 수 있다.


향후 과제와 전망
화석연료가 아닌 물에서 수소 추출해내는 것이 관건
각국서 다각적 연구… 수소에너지 시대 개막 머잖아



화석연료에 의존하지 않고 수소를 만들어내는 가장 유망한 기술은 전기분해법이다. 하지만 물에서 수소 생산하는 데 필요한 전기의
비용이 여간 많이 드는 게 아니다. 따라서 문제는 물을 분해할 전기를 어떻게 만드느냐에 있다. 그 대표주자는 태양에너지다.
태양광을 전기로 전환하는 태양전지는 이미 시계와 소형 계산기에 사용되고 있고 1980년대에 미국 모자브 사막에 9기의 태양열
발전소가 설치돼 지역의 가정과 공장에 354㎿의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실제 독일 태양에너지연구소에서는 태양광 발전으로부터 얻은
전기를 이용해 물을 분해, 수소를 얻어 이를 저장한 후 연료전지를 통한 발전과 자동차용 연료 등의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고 있다.
일본도 같은 내용의 연구를 진행 중이다. 지열이 많은 아이슬란드나 바람이 강한 네덜란드에서는 바람이나 지열, 풍력 등과 같은
1차 에너지를 활용해 수소를 제조하고 있다.


아직 상용화 단계에 이르지는 않았지만 전기 생산 단계를 거치지 않고 태양에너지를 직접 수소로 전환시키기 위한 연구도 있다.
광촉매와 광합성 박테리아, 열화학 사이클을 이용해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 등이 대표적 예다. 하지만 이것들은 현실성이 조금
떨어진다. 좀 더 나은 기술이 나오지 않는 한 수소 생산 비용만 올라갈 뿐이다. 따라서 과도기적으로 천연가스와 물을 고온에서
반응시켜 수소를 생산하는 방식이나 열과 금속산화물 촉매로 수소를 생산하는 열화학적 방식, 원자력을 이용한 수소 생산도 적극
추진되고 있다. 특히 원자로가 생산한 고온가스나 전기로 수소를 만드는 원자력 수소 생산에 거는 기대는 매우 크다.


전문가들은 현 추세대로 수소 연구가 진행된다면 에너지체계는 수소 중심으로 완전히 바뀔 것이며 머지않아 승부가 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 김형자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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