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 4가지라..

오랫만에 싸가지 프로듀서를 만났다. 물론 나는 프로니까, 나는 진짜 프로니까… 주문을 외우고, 성호를 긋고, 주기도문도 외우고, 나무아미타불도 속으로 외쳤다. 이걸 콱,, 그냥 세션 복사해주고 나가라고 만번은 외치고 싶었다. 뭘, 얼마나 믹싱에 대해 안다고 어쩌고 저쩌고,, 컴프를 더 눌러달라고, 어택 타임을 어쩌라고,, 맞는 말이 하나도 없는데, 그래도 박박 우기며 그렇게 미소 지으면서 이야기 한다. 절대 싸우지 않는다라는 각오로 나와 전투를 그렇게 벌였다.
“이 정도면 좋나요?” 사실 안쓰는 다른 채널 놉을 만졌다. 프로듀서는 가수와 뒤에 앉아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기 때문에 장난을 조심히 쳐본다.
“감독님, 조금 더 넣어주시면..”
한번 더 헐리웃 액션을 해본다.
“아,, 예 딱 그 정도면 좋습니다. 역시 좋네요”
사실, 내가 만져서 바뀐게 아니라, 음악이 흘러가는 거에 착각을 하고 있는거다.
장난은 한번 쳐보고, 나머지는 역시 프로답게 마무리해서 김실장에게 넘기고 약속 핑계로 나왔다. 왼손이 자꾸 코맨드-Q로 갈려고 해서리…
여전히 덜 익은 감자들이 세상에 널려있다. 그게 나에겐 블루오션일 수 있다는 위로를 하지만, 자꾸 다 익은 감자 코스프레하며 달려든다. 팍 그냥 잘라서 깔끔한 프렌치 프라이해 소금 팍 쳤으면 좋겠지만,, 하늘 한번 바라 본다. 다른 사람 눈에 내가 그렇게 보일 수도 있을테니까..
문자가 왔다. 고갱님 가셨다고, 들어오셔도 된다고, 착실하게 결재도 다 받았다고 김실장이 말한다. 진상 상태였을때 김실장은 컨트롤 룸에 없었으니까, 그냥 잘 마무리하라고 하고 나왔었다.
‘현지 데리고 사거리 뒷길 돼지갈비집으로 와라. 밥이나 먹고 가자’
문자 보냈다. 거래처 가운데 진상이 딱 4군데 있는데, 거기 랭킹 1위하고 그렇게 하루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