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보컬 녹음

Author
장 호준
Date
2025-01-17 15:00
Views
8
헤드폰으로 들려오는 감독님의 ‘갑니다’소리가 아직도 긴장이 된다. 한 마디만 더 앞에서 틀어주면 좋겠는데, 노래부르는 기계도 아니고,,, 감정, 가사, 음정, 거기에 디렉팅을 보시는 프로듀서의 표정까지 머리에 맴도니 뭐가 우선인지 모르겠다.

“거기.... 감독님, 한 5분만 쉬었다 가보죠” 토크백으로 프로듀서님의 목소리가 들린다.
“잠시 쉬죠” 이건 나보고 하는 이야기다.

헤드폰 조용히 벗어놓고 부쓰 문을 여니 매니져 물 한잔 들고 서있다.
“잘 안되네요. 수백번 연습했던 건데,, 신인도 아니고 역시 녹음은 해도 해도 어렵네요”
“ㅎㅎ 맘에 안들어서 쉬자는게 아니구요. 잠깐 바람이나 쏘이고 오죠”
기획사에서 이미 앨범 발매일을 정하고 홍보를 시작해버려서 참 가수 입장에서 엄청 쪼인다. 이번 프로듀서가 그나마 덜 깐깐한게 다행이긴한데.. 이래저래 자작곡 한 곡뺴고 다 까이긴 했지만, 워낙 모아온 곡들이 좋아서 그 부분은 전혀 기분이 나쁘진 않다. 다만, 내 보컬이 문제지..ㅠㅠ

“어떤거 같아요? 나름 조금씩 캐릭터 담아보려 하긴 하는데”
“지금까지 끝낸 곡들은 다 괜챦구요. 워낙 저음이 좋으시기도 하고, 편한한 보컬이 특징이시니까 그렇게 가이드 해드리고 있습니다. 아시겠지만”
“제 귀에는 음정은 괜챦은거 같던데요”
“네.. 녹음 감독님도 칭찬하시던데요. 대부분 그 분들의 이야기가 그 정도면 아주 좋은거라 봅니다. 제 생각도 그렇구요. 저도 음정보다는 표현쪽에서 좀 더 포커스를 두고 있구요. 자꾸 기획사에서 뭐라고 문자가 오는데, 일단 다 무시하고 있습니다.ㅎㅎ 나중에 욕먹겠지만요”
“아무래도 기간 때문에 그러겠지요? 매니져 친구도 이야기 하긴 하더라구요. 참 내일 공연 게스트로 가야해서 오늘은 길게는 못할것 같습니다. 죄송해요. 아 그리고 혹시 녹음감독님께 한 마디 정도 더 앞에서 틀어 달라고 하시면 좀더 좋을것 같습니다. 녹음할 부분 한 마디 정도 전부터 계속 부를테니까요”
다시 헤드폰을 썼다.

“참, 클릭 소리 바꿔주실 수 있나요? 쉐이커 같은걸로 해서 작게 오른쪽에 넣어주시면 좋겠습니다. 반박으로 쪼개 주시구요. 감사합니다.”
“네. 알겠습니다... 이정도면 되나요?”
“네. 리버브 고역대도 조금 줄여주면 좋겠습니다. 죄송해요. 까탈스러워서.ㅎㅎ”
“아닙니다.. 이 정도면 어떤가요?”
“네.. 아주 좋습니다.”

가수지만, 그래도 집에서 녹음도 하고, 이따금 여기저기 동영상이나 책으로 공부를 해서 주먹구구식이라도 아는게 도움이 된다. 프리딜레이가 뭔지는 아니까.. 물론 그렇다고 선수들 있는데 뭐라 한마디 하지는 않는다. 그냥 조금씩.. 감독님들이 잘 알아서 해주시지 못할경우는 어쩔 수 없이 이야기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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