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미국의 딜러와~

Author
장 호준
Date
2025-01-17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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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오전내내 국제전화에 매달려있다. 아니, 오전이 아니고 새벽 5시부터 매달려 있다. 녹음실에 필요한 장비가 국내 딜러에서 수입을 안한 제품이라 직구하시라는 이야기를 듣고 직구를 시도한 제품인데, 이게 문제가 있다. 일 년에 몇대 판매할까 말까 한 제품이라서 비용을 들여서 수입하기 어렵단다. 그래서 딜러도 필요하다고 할 경우에 개인수입으로 진행하게 한다고 했다. 뭐, 영어가 되는 나님이니까, 그리고 더 잘하는 대리님이 있으니까,, 그래서 직구를 했었다. 때마침 디스플레이 모델이 할인되어 나와 있어서 냉큼 구매하고 구매대행사를 통해서 관세내고 들여왔다.
뭐, 당연한 거지만, 한 방에 담당자와 통화될리가 없다. 판매처의 담당자는 그쪽 기술부 직원이 서비스를 시도해야 정확하게 다음 단계를 진행할 수 있다고, 미안하지만 직접 통화와 서포트를 받으라고 한다.
20분 정도 기다렸더니 담당자가 연락을 받았다. 영어로 모든 대화가 당연히 이루어졌지만, 한국어로 이런 대화가 진행되었다.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이름을 물어봐도 되죠?”
“네.. 담당자가 이미 통보했을겁니다. 케이스 번호가 어쩌구 저쩌구,,,”
“OK. 여기 있네요. 아, 내용이 있습니다. 잠시만..” 음악이 들리기 시작한다. 아까 20분동안 들었던 바로 그 곡이다. 차라리 라디오를 틀어놓지..
“네.. 맥 쓰시나요? 아님 윈도?”
“맥입니다”
“혹시 팀뷰어 설치되어 있나요?”
원격으로 들어와 볼 예정인가보다.
“OK. 잠시,, 팀뷰어 ID가 어쩌구고, 패스워드가 저쩌구,”
“감사합니다.”
잠시후 컴퓨터 마우스가 맘대로 움직이기 시작한다. 구경꺼리 생긴 것처럼 자기도 빨리 출근한 현지가 신기해한다.
“아,, 지금 미국에서 접속해 있는건가요?”, “ 그치”, “신기하네요.ㅎㅎ”
뭐, 이미 내가 다 해본 체크업을 해보고 있다. 프로그램 열어보고, 프리퍼런스 가서 확인하고, 심지어 OS 버젼까지 확인한다. USB 연결이 되어 있는지도 확인하고.
“브라우져를 열어도 될까요?” 계속 연결되어 있는 전화기 넘어로 그렇게 물어본다. 인터넷 전화니 다행이자. 그러라고 했더니 제조사 사이트로 들어갔다. 해당 제품 드라이버와 펌웨어 업데이트 버젼을 확인한다.
“어, 그건 이미 내가 다운받아 설치했는데요. 잠시만,,” 마우스를 내가 넘겨 받아 원하는 파일을 찾아주고 또 실행까지 했다. 당연히 최근 버젼 펌웨어니까 업데이트 필요가 없다고 나온다.
“OK. 일단 제품에 문제가 있는 거라 판단이 됩니다.” 그걸 이제 아냐? 속으로 그렇게 말하고 싶었지만,, “OK 내 생각도 그러네요. 내가 보냈던 유투브 동영상 봤나요?”
못 봤단다. “잠시, 내가 여기서 열어볼테니까 보죠” 원격조정 되어 있는 상태에서 해당 동영상을 실행했다. 역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적으로 연결이 완벽한데, 작동이 안되는 부분이 확인된다. 담당직원이 마우스로 동영상을 세워가면서 확인해본다.
“역시 문제가 있네요. 자, 어떻게 해드릴까요? 환불을 해드릴 수도 있구요. 신제품으로 교체해드릴 수도 있습니다.”
새걸로 교체해준단다. 난 디스플레이 모델을 싸게 샀는데.. 대박
“그런데, 지금 재고가 없구요. 월말에 들어올 예정입니다. 들어오면 바로 보내드리게 하겠습니다.”
“아, 그러면 이건 어떻게 할까요?”
“네... 바로 이메일로 리턴 레이블을 보내드리죠. Fedex로 하면 되죠? 한국에서도 가능할겁니다.”
“네.. 그러시죠.”
“혹시, 크레딧 카드 정보 주시면 일단 대금을 홀드하겠습니다. 안그럴려면 일단 문제가 있는 제품을 여기서 받아야 새 제품이 배송됩니다”
“뭐, 후자로 하죠. 어짜피 월말이 될려면 시간이 있으니까요”
“네. 그게 좋겠네요. 그렇게 하겠습니다... 잠시만요... 이메일 보냈습니다. 확인해주시죠”
이메일에 리턴 레이블이 와있다.
“네. 받았습니다.... 근데, 좀 불편하네요”
“네? 왜 그러시죠?”
“아니, 아예 신제품을 구매했다면, 제조사가 책임져야할 부분이라 딜러이신 귀 회사가 책임질 부분은 없겠지만, 이건 데모로 쓰시던 디스플레이 모델이잖아요”
“네.. 그렇죠”
“그러면, 그렇게 사용하다가 판매하게될 경우, 반드시 담당자가 정상작동 하는지 확인을 해야하는 거 아닌가요?
“네.. 그게 맞죠. 그렇게 합니다만, 가끔 그 후에 문제가 생기는 부분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요. 배송에 문제가 있던지..”
“에이, 배송은 아무 문제 없었구요. 사실, 저는 미국에 있을때부터 리퍼제품이나 데모 제품을 더 우선해서 구매합니다. 왜냐면, 어쨋건 한번 더 작동여부가 증명이 되는 제품이니까요”
“네.. 그게.. 그게 그렇죠” 이 친구가 약간씩 불안감이 드나보다.
“그런데, 그렇게 받은 제품이 이 모양이니,, 내 시간 낭비에 대한 책임은 누가질건가요? 아니 지금 제가 빼았고 있는 기술부 담당자 분의 시간은 또 누가 책임지나요?” 뭐, 가장 나이스하게 이야기 했다.
“고객님, 그러면, 이렇게 하겠습니다. 저희쪽 책임이 크니까,, 잠시만요. 매니져하고 의논을 하고 말씀드리겠습니다.” 다시 음악이 흐른다.
1분 정도 기다린 다음 통화가 진행되었다.
“네. 방금 매니져에게 승인을 받았구요. 이쪽 창고에 물건이 입고되는대로 바로 오버나잇으로 저희가 배송비를 지불해서 한국으로 보내드리겠습니다. 말씀드린 완전 신제품이구요. 아마 지난번 영수증 그쪽 관세청에 제출하시면 따로 관세 안내실겁니다. 물론 교환에 대한 서류도 첨부하겠습니다. 아마 페덱스가 알아서 할겁니다”
그러라고 하고, 통화를 끝냈다.
나도 을이 되는 상황이 있기 때문에, 무조건 갑질하는 인생을 살지는 않는다. 직원에게도 그러라고 하고, 또 우리가 하는 직종이 서비스업이기에 더더욱 그렇게 한다.
그래도 오늘같은 점쟎은 갑질은 이해되겠지.. 사실 미국에 살때도 그렇게 아주 친절한 민원제기로 해택본 일이 많다. 이야기도 안한 프로모션 적용도 많이 받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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