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 이런저런 스튜디오 이야기

Author
장 호준
Date
2025-01-17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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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아무래도 김대리와 현지가 수상한 부분이 있다. 개인사 참견은 절대 안한다는 것이 내 인생 철칙인데,, 일단 아이돌이나 여가수 오면 조금 들뜨던 김대리가 최근엔 좀 쿨한 표정도 보이고, 현지도 티셔츠에 청바지 입고 오더니 부쩍 차림새에 신경쓰는 것 같기도 하고..
“김대리, 오늘 녹음이 조금 일찍 끝날 것 같은데,, 오랫만에 저녁 같이 먹을까?” 대답이 바로 안나온다. 현지 들어오기 전과 다르다. 뭐, 그냥 아는척 말아야지.. 현지도 남친 있는 것처럼 그러더니 아니었나보다. 뭐, 나이차도 5살정도 나면 좋지.. 나도 한때는 같이 녹음실에서 일하는 그런 꿈도 꿔봤는데.. 물론 녹음실이 계기가 되긴 했지만,,
혼자 킥킥 거리고 있는데 노크소리가 들린다. 소리가 현지다.
“대표님, 커피 한 잔 드릴까요?”
“좋지,, 그런데, 커피 타라고 인턴 시키는 건 아니다. 마음을 내가 받는거지”
“네.. 당연하죠. 제 마음을 두 스푼 담아서 달콤하게 만들어드리죠~”
남자 둘이 쉰내 풍길 때와는 완전히 다르다. 아무리 김대리가 깔끔을 떨어도 역시 때에 따라 꼽아 놓는 꽃 한 송이는 못 이긴다. 보이시한 느낌이 많은데,,,
“너 것도 한 잔 타서 들어와, 오랫만에 직원회의 한번 하자. 김대리도 불러서”
“네.... 김대리님!”
잠시 후, 내 책상 건너편 의자 두개에 두 직원분이 앉으셨다.
“그래.. 어제 커피 바꿨다더니 잘했다. 좀 깊네”
“네.. 오천원 더 주고 사왔습니다. 별다방 커피 한 잔 먹은셈 치구요”
“잘했네.. 현지도 어때?”
“네.. ㅎㅎ 전 커피 잘 몰라요. 제껀 우유 넣었습니다”
“그렇구나... 그래. 이번 프로툴즈 업데이트 어때? B 스튜디오 것도 업데이트 했지?”
“네. 연간 라이센스 끝나기 한 달 남아서 다행히 최근 버젼으로 업데이트 했습니다. 끝나기 전에 갱신해야 해야될겁니다. 대표님 계정이니까 해주시죠”
“그러게. 해야지? 맨날 업데이트 하긴 하는데,, 굳이 해야하는지도 잘 모르겠다. 호환성 때문이라고 생각하긴 하지만,, 내 미국 친구들 보니까 아직도 HD9에 머무르면서 일 잘하고 있는데..ㅎㅎ”
“그쵸? 저 공부할 때, 방학때 여행다니다 어디 촌 동네 가게 들렸었는데,, 286인지 386인지 있더라구요. 그게 한 5년전인가인데.”
“뭐, 뽀대 때문일 수도 있고, 그런거지..ㅎㅎ”
“대표님!” 현지가 뭔가 물어볼 것이 있나보다.
“저,, 큐베이스 왜 안쓰세요?”
ㅋ, 이건 뭔.. “아, 그건,,, 아직은 필요를 못 느끼네. 프로툴즈하고 로직 정도면 충분하기도 하고,, 뭐 그래.. 예전 버젼 라이센스는 가지고 있으니까, 필요할 것 같으면 설치해.. 가만 있어보자.. 어,,, 이따 찾아서 알려줄께”
“네.. 그리고.. 저.. 혹시 인턴 한 명 더 필요하신가요? 학교 동기가 괜찮은데,, 일하던 녹음실이 문을 닫았다네요. 지난 주 월요일 출근해보니 그렇게 되었다네요. 자기 아이패드도 못 가지고 나왔다고 하더라구요. 가보니까 텅 비었다고”
“그래? 아, 거기구나.. 알것 같다. 좀 위태 위태 하더니. 에이.. 문 닫아도 직원은 챙겨야지..쩝.. 만에 하나 우리에게 그런 일이 생겨도, 난 분명히 너네들 먼저 챙긴다. 믿지?”
“에이, 그럼요... 그리고 우린 그럴 일 없을겁니다” 김대리가 너무 나를 과신하는 것 같다.
“참, 누가 이거 주던데, 이번에 나온 영화표란다. 와이프하고 갈려고 했는데, 애들 일정이 바쁘셔서 어렵데네.. 둘이 가서 보던지, 아님 현지 남친에게 김대리가 양보하던지..” 모른척 건넸다.
띵똥 스튜디오 벨이 울리고, 오후 세션 고갱님들이 입장하셨다. 스트링 녹음이라고 해서 쿼텟이겠거니 준비했더니, 혼자서 악기 세개 들고 들어오신다. 대선 위주의 편곡이라 그렇게 하려고 한다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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