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 화려한 꿈을 다시 꾸는..

Author
장 호준
Date
2025-01-17 15:21
Views
10
“아,, 형,, 이제 그만 하지,,, 그만 쫌..”
“뭐,, 뭐,, 그래도 배운게 도적질이라 이거밖에 다른 거 할줄 아는게 없는데..”
몇 시간째 이자까야 귀퉁이에서 실랑이를 벌이고 있다.
“형,, 옛날 일은 그냥 추억으로만 넣어놔.. 나이도 있는데”
단칼에 잘라버리고 그냥 집으로 갈 수도 있지만, 그 놈의 정이 뭔지,, 애증관계라도 되는 양 계속 사케 잔만 채우고 있다.
혀가 꼬불어진지는 이미 백만년전이고,,
“야,, 그래도 내가 백만장까지는 못 팔아도 비스무리 하게 팔았던 신인가수왕이다.. 맞지? 기야.. 아냐?.. 맞다 길보드까지 하면 천만장도 팔았을꺼다..”
만년전쯤 한물 간 가수로 방송국 피디들이 기피하고, 이런 저런 송사에 끼어 이 동네 떠나 조용히 촌구석에서 지내다 서울로 들어오신지 몇달이 되었단다. 맨 얼굴로 강남 거리 돌아다녀도 아는척하는 사람 어쩌다 한 두명 정도로 일반인화 되어버린 이 형님이.. 티비에 이런 저런 예능에 출연하며 다시 연예인 되는 동료들 보고 자극받아 서울로 왔단다. 그 잘나가던 시절,, 그 때는 나하고도 죽이 잘 맞았다. 두 장 나하고 작업했고, 그래서 이 동네 무명이였던 그저 그런,, 유학 가서 거액쓰고 돌아와 일감 없던 나에게 그래도 좋은 디딤돌 역할을 해준 형이다. 그래서 그렇기도 하지만, 그냥 같이 나이 먹어가고.. 그래 그 놈의 정이 문제다..
“그래서,, 임원진까지 올라간 그 친했던 피디분들이 답을 안해주쟎아.. 그게 뭘 말하는데, 형..”
“그러니까.. 왜들 그러냐고,, 나 아직 살아있어.. 아직 내 목소리 말짱해... 노래방 가볼까?”
“그냥,, 형수하고 애들 봐서라도 그냥,, 잘 살아.. 재미있었쟎아.. 형수 학원도 잘 된다며. 타고 온 차 보니 나보다 더 잘 사는 거 같은데..”
“뭐? 밥먹고 살면 그게 사는거냐?”
왠만하면, 말 안통하고 화난다 싶으면 그냥 가버리던지, 싸우던지 할텐데,, 다행히 우리 사이는 그런 사이는 아니다. 아님, 형도 그냥 버티기 모드 중인지도 모르겠나.
“얌마,, 다시 한 번 해보자고,, 제작비 내가 다 낼께.. 캐시로.. 아니 바로 쏴줄까? 쫘악?....”
몇 마디 더하고 골아떨어지셨다. 다행히 이 형 주사는 그냥 잔다. 개나 소나 다 얼굴 알아보던 그 시절 혹독하게 가르쳐준 기획사 사장에게 감사해야지..
대리 불러 일단 서울 숙소로 쓰시는 호텔로 보내드렸다. 30년정도 꾸준하게 얼굴 보이던 가수들이 예능에 자주 나온다. 강남 한 복판, 그들이 사는 백평 넘어가는 대리석깔린 집에 치밀하게 기획된 티 안내게 짜 놓은 그들의 예능이 촌 동네 잠잠하고 행복하게 살던 왕년의 한 가닥들 가슴에 파동을 울리고 있나 보다. 어딘가 이민간지 20년된 가수 언니도 복귀 준비하신다고 한다. 그래.. 돈이 필요한건 아니겠지. 명예... 그거겠지.. 츄리닝에 신발끌고 걸어가도 알아봐주고, 인사 건내고,,,
문제는,, 연예인 되겠다고 목숨걸고 있는 인간들이 1억은 되는 것 같은 이 나라에.. 아니 그거 되겠다고 날라와 있는 외국인 애들도 있지.. 거기에 수십억은 돈도 아닌 거액을 배팅하는 자본이 춤추는 바닥에서, 추억팔이라 욕먹어도 얼굴 들이밀어본다는 것이 과연 행복할까 그냥 고민해본다.
“사장님,, 사케 한 병 더 주시죠. 어,, 손님 다 가셨네요?” 대리 태워 보내고 문 열고 들어오니 이자아야 텅 비었다.
“네.. 제가 대작해드리죠.”
하도 자주 와서 친하게 지내는 사장이라 그 후로 몇 잔 더 했다.
그래.. 저 영쩜 몇 프로 탑 클래스 연예인이 보여주는 휘황찬란함이 그립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겠지. 구십구쩜 몇 프로의 안 그런 연예인들이 보이기나 하겠어? 그냥 혼자서 확률로 반반이다 생각할테니까.. 뜬다? 안 뜬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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