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 다치지 마라~

Author
장 호준
Date
2025-01-17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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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30분 뒤에 창고로 모이자. 신대리는 프로젝터하고 스크린 준비하고,, 아니 아예 폼 나게 120인치 정도 LED 설치하던지.. 그 엇그제 데모하고 풀어놓은거 조립해서.”
대표님이 월 1회 정도 안전교육이라는 명칭으로 같이 동영상 보고 토론도 하고,, 그런 시간을 가지게 하신다.
“대표님, 그냥 프로젝터로 하죠. LED 설치할려면 시간도 그렇고,,”
“그래? 그럼 그렇게 하고”
박대리님, 신대리님, 나하고 새로 들어온 인턴 2, 팀장님, 대표님, 그리고 다른 회사 감독님 두분도 더 오셨다.
“자, 오늘 내가 준비한 몇 가지 영상을 볼껀데,, 최근 해외에서 일어난 사고 사례야. 뭐, 물 건너 남의 나라에서 벌어진 일들이고, 천재지변도 있으니까 그냥 안나깝게만 생각하지 말고, 내일 우리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하고 잘 보자고..”
대표님은 10가지 정도 사례를 준비해 오셨다. 락페 같은 현장에서 트러스 무너져서 사고난 영상, 갑자기 불어닥친 강풍에 라인 어레이 날라다니는 현장, 앰프 랙 뒤에서 전기 사고나서 화재로 연결된 현장, 아시바 5층 높이에서 떨어진 인명 사고, 무대 바닥 꺼진 사고, 하다못해 무선 혼선으로 발생한 음향 사고까지 다양하게 준비해오셨다.
“어때? 무섭지?”
“네.. 그러네요” 다들 편한 마음으로 볼 수 없는 영상들이어서 그런지 대답이 무겁다.
팀장님이 이어서 말씀하신다.
“근데, 가만 보면 가장 기본적인 안전수칙이 무시된 상황이 많이 있네요.”
“그치” 대표님이 답하신다.
“일단 공통적으로 안전모 안쓴 스텝들이 많이 보이구요. 리프트나 아시바 위에 올라간 스텝 중에는 안전대 착용 안한 경우도 보입니다. 공연 시작하면 필요 없겠지만, 세팅에는 반드시 해야죠”
“인재는 피해야지.. 천재지변이야 어쩔 수 없다고 하겠지만, 그래도 그거 준비해서 막을 수 있는 것은 막아야쟎아”
“대표님, 일단 주최측하고 계약단계에서 몇가지 꼭 찝어주셔야 할것 같습니다. 먼저, 주최측 스텝들의 동선을 셋업이나 철수에는 우리쪽하고 안 섞이게 반드시 해주셔야 하겠구요. 이건 뭐, 끝나면 와르르 몰려당기니.. 거기에 팬에 경호관계자에.. 동영상에 안나오는 인사사고도 있으니까요”
“그래.. 팀장 이야기가 맞아.. 법무회사하고 이야기해서 계약 조건에 안전부분을 좀 더 강화해야하겠네. 우리 회사 보험쪽도 이번에 좀더 보강하게 해보고”
“네.. 그리고, 신대리, 박대리도 일단 인턴 사원들에게는 운전은 맞기지 마.. 복잡해지니까.” 팀장님이 한 마디 하신다. 그것도 안전의 일부이긴 하지. 정직원이 담당하자라는 이야기니까..
2시간 정도 그렇게 안전교육을 빙자한 자체점검 회의를 마치고, 말 나온김에 하자며 안전장구 검사를 했다. 깨진 헬멧 숫자도 확인하고, 장갑하고 안전대, 작업화의 이상 유무까지 확인했다.
“대표님, 작업복 겸해서 입는 재킷 하나 더 주문해야겠네요. 아예 점프수트는 어떨까 합니다. 좀 덥겠지만,, 폼도 나고,,”
“팀장님, 그건 제발.. 냄새도 많구요. 그냥 깔끔하게 폴로셔츠하고 건빵바지면 충분합니다.” 박대리님이 결사 반대하신다. 팀장님이 아무래도 군 출신이라 그런지 뭔가 그런 삘이 충만하시다.
퇴근 시간까지 시간이 좀 남아서,, 팀장님의 명령으로 다들 전기 케이블하고 커넥터 확인 및 보수 작업을 하고나니 대표님이 삼겹살을 쏴주셨다.
“제발 다치지는 말아.. 장비가 넘어가면 일단 피해..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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