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 인생의 이야기

Author
장 호준
Date
2025-01-17 15:34
Views
13
“LST라고 알아?”
3일 연속으로 세팅 준비하고 마무리까지 한 공연을 끝내고, 다 철거해서 창고에 정리까지 했더니, 새벽 3시, 하지만, 마지막 날이라고 다들 늦잠자고 오후에 출근한 덕택에 그런지 정신들이 멀쩡해서 창고 뒷마당에 고기판을 벌렸다.
바로 뒤에 산이 있고, 주변에 인가도 없어서 이럴때는 최고다. 어쨋건, 한 잔 들어간 FM팀장님이 말씀하셨다.
“네? LST요? 아, 상륙정?”
“그렇지.. 상륙정”
“네.. 근데, 그게…” 박대리님이 물어보신다.
“인생이라는 것이 말야.. 내가 그냥 너네들보다 조금 더 살았다는 것 말고는 할 말이 특히 없지만..”
“인생의 주인공으로 알고 세상을 살아오다가 어느날 군대에 징용되고, 그러다가 상륙작전에 투입된 상륙전 문 앞에 서있게 된다고 생각해봐라”
“…”
“아, 마치 라이언일병 구하기 첫 장면처럼요?”
“그렇지.. 내가 군대있을때 초병들 데리고 근무 서다 그런 생각이 났었어.. 과연, 어떤 생각을 하고 문이 열리길 기다리고 있을까? 이미 좌우에 포격소리에 전투기, 폭격, 총소리, 비명소리, 파도 깨지는 소리.. 그래, 너네가 노르망디 상륙작전 맨 앞에 투입된거야..”
“…” 다들 한 숨만 내쉰다. 술 잘 들어갔었는데…
“뭐, 기분 다운할려고 하는 이야기는 아니고.. 인생의 도움이 되었던 이야기라 해주는거야..”
비워진 잔을 신대리님이 채우셨다.
“그냥 단순하게 생각해보면, 총알받이지.. 이미 독일군의 기관총이 문 열리기만 기다리고 있을꺼아냐.. 뒤로 자리 바꾸지도 못해.. 그게 가능하지도 않지.. 전시인데..”
“자, 그 상황에서 100% 총알받이라고 다들 생각하고,, 그랬을꺼야.. 영화하고 똑같이..”
“인생이 그래.. 이미 경험 해보고 있잖아.. 각자 주인공으로 착각하고 또 그렇게 성장하다 학교 가보니까 주위에 사람이 있다라는 것이 느껴지고, 경쟁이 생기고,, 분명 지금 너네들 가운데에도 인생의 패배감 같은 부분이 어딘가에 있기도 하고..”
“그쵸”
“줄 잘못서서 맨 앞자리야.. 이제 퉁 땅에 부딪친 소리 들리고 문이 열릴텐데.. 총알이 쏟아질꺼고,, 지나온 인생이 어쩌니, 부모님, 가족, 친구, 인생의 목표, 앞으로 벌어질 모든 것,, 아무 것도 아니게 될 수 있어..”
“근데,, 그냥 죽을꺼야? 100% 총알받이인 것이 자명한데?”
이상하게 술이 잘 들어간다.. 팀장님 이야기가 내 인생 이야기 하는 것 같아서 그런지..
“민혁아,, 너라면 어떨꺼 같니?”
“글쎼요.. 바로 생각나는 것은 없네요. 그냥 슬플꺼 같긴 한데요. 겁에 질려있을 것 같기도 하구요…”
“우리 인생이 그래.. 언제나 그렇다고 보면 될 것 같아. 운전을 하던지, 작업을 하던지, 상차를 하던지,,, 그런데, 그래서 중요한 것이 훈련이라 생각하거든… 준비하는거지.. 준비가 되면 그냥 죽지는 않을꺼라 봐. 체력을 길러서 열심히 지그재그 뛰어가며 은폐, 엄폐하려 달려가면 살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겠지.. 수영도 할 수 있어야 익사 안할꺼고,,”
“네.. 인생의 준비,, 그게 그렇게 먼 이야기로 하면 안된다는 거겠네요.”
“그래,, 기본기가 그렇게 나오는거야.. 총검술 장난치며 하던거하고 실전 생각하며 하는거 달라..”
다들 술이 좀 들어간 상태의 이야기라 이런 저런 이야기가 나왔지만, 그래도 맘에 남는 이야기들이 있는 회식이었다. 절망보다는 희망의 포인트가 더 있어야 한다는 것 더하기 역시 기본기..
Total 0

Total 76
Number Title Author Date Votes Views
76
76. 녹음실에서 연습을 하면,, 나야 땡큐지
장 호준 | 2025.01.17 | Votes 0 | Views 26
장 호준 2025.01.17 0 26
75
75. 이런 저런~
장 호준 | 2025.01.17 | Votes 0 | Views 17
장 호준 2025.01.17 0 17
74
74. 콩딱, 콩딱
장 호준 | 2025.01.17 | Votes 0 | Views 17
장 호준 2025.01.17 0 17
73
73. 소극장 공연,, 머리를 올린다~
장 호준 | 2025.01.17 | Votes 0 | Views 20
장 호준 2025.01.17 0 20
72
72. 스튜디오의 일상
장 호준 | 2025.01.17 | Votes 0 | Views 17
장 호준 2025.01.17 0 17
71
71. 왜 콘솔에 이런저런 사람들이..
장 호준 | 2025.01.17 | Votes 0 | Views 17
장 호준 2025.01.17 0 17
70
70. 단순노동, 그러나
장 호준 | 2025.01.17 | Votes 0 | Views 14
장 호준 2025.01.17 0 14
69
69. 업계에 벌어진 황당한... (실화)
장 호준 | 2025.01.17 | Votes 0 | Views 17
장 호준 2025.01.17 0 17
68
68. 4가지라..
장 호준 | 2025.01.17 | Votes 0 | Views 14
장 호준 2025.01.17 0 14
67
67. 가까운 미래~
장 호준 | 2025.01.17 | Votes 0 | Views 12
장 호준 2025.01.17 0 12
66
66. 접지 쫌
장 호준 | 2025.01.17 | Votes 0 | Views 11
장 호준 2025.01.17 0 11
65
65. 인생의 이야기
장 호준 | 2025.01.17 | Votes 0 | Views 13
장 호준 2025.01.17 0 13
64
64. 우울증은.. 약?
장 호준 | 2025.01.17 | Votes 0 | Views 13
장 호준 2025.01.17 0 13
63
63. 튠,, 튠,,
장 호준 | 2025.01.17 | Votes 0 | Views 11
장 호준 2025.01.17 0 11
62
62. ㅋㅋ
장 호준 | 2025.01.17 | Votes 0 | Views 12
장 호준 2025.01.17 0 12
New